Friday, June 21, 2019

호모 여의도쿠스 Homo Yeouidocus


#호모여의도쿠스
중앙일보 기획기사

어느 엘리트 검사의 돌변···금배지만 달면 전사 된다
호모 여의도쿠스, 넌 누구냐 
2019.06.17 01:30


  • 한때 촉망받는 검사였던 그는 2008년 검사장 승진에서 떨어지자 바로 옷을 벗었다. “정의 구현만이 검사의 자존심”이라는 게 그의 퇴임사였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그는 2016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요즘 문재인 대통령 가족 의혹 공세의 선봉에 선 그를 향해 여권에선 “음습한 공작 정치”, “인간의 탈을 쓴 악마”란 등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얘기다. 그는 원래 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뒤 한동안 조용히 지냈다. 당 관계자는 “임기 4년을 조용히 지내다 사라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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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엔 문 대통령 외손주의 해외이주 사실을 공개해 청와대로부터 “초등학생까지 정쟁에 끌어들이는 후안무치한 행태”라는 반발을 샀다. 곽 의원은 16일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국회에 들어올 땐 나라를 위해 좋은 정책을 많이 내겠다고 다짐했다”며 “내가 변한 게 아니라 정치 지형이 변했고 문 대통령이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 대기업 임원 출신인 이언주(무소속) 의원도 ‘투사’로 변신한 케이스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던 이 의원은 2017년 대선 때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으로 옮긴 이후 “문재인 정부는 독재”, “박정희ㆍ전두환 때는 경제라도 좋았다”라며 웬만한 한국당 의원 보다 더 강하게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전 정부보다 더 견제가 안 되고 있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절박하게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광고업계에서 브랜드 전문가로 유명했던 손혜원(무소속) 의원도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 당초 예상과 달리 정쟁의 최전선에 뛰어들어 주목을 끈 사례다. 손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내부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해 지난 1월 페이스북에 “돈 벌러 나온 것이다.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척 위장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 손 의원은 올 초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후에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저격수로 활동중이다.

이처럼 정치를 하기 전엔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 나름 성공한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던 이들이 왜 여의도에만 오면 물불 안가리는 ‘전사’로 돌변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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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정치권에선 이를 ‘호모 여의도쿠스’(Homo Yeouidocus)의 진화 과정으로 해석한다. 우선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들어 오자마자 미디어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언론의 조명이 정치 이슈를 선점하는 전투력 강한 의원에게만 쏠리는 것이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책 활동에 포부를 갖고 들어온 나 같은 초선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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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20대 국회에서 표창원 민주당, 전희경 한국당 의원 등은 초선 그룹에서 대표적 ‘셀럽(유명인)’으로 발돋움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상대를 향한 날선 발언으로 여야를 대표하는 신인 정치인으로 자리 매김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처음 정계 입문 때는 도시계획과 부동산 분야의 전문성을 앞세워 정치를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막상 와서 보니 전문가보다 ‘선동가’의 말이 더 잘 먹히는 곳이 국회”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적 언어로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못하면 아무리 전문가라도 ‘도태돼 다음 총선에 못 나오거나, 정책 얘기만 하다가 잊혀지거나’의 양자택일 밖에 없다”고 말했다.

  • 2. ‘호모 여의도쿠스’(Homo Yeouidocus)의 두 번째 진화는 당 지도부의 위력을 실감하는 단계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다선 의원들의 견해에 맞서 초선이 소신을 지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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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 소신 발언을 하더라도 당 주류의 눈총을 받고 발언 수위를 내리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청와대가 추진하는 검경수사권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제시했던 민주당 초선 조응천ㆍ금태섭 의원은 친문 지지층의 거센 비난에 쇄도하자 “일단 치열하게 논의하고, 다수가 의견을 모으면 그것을 존중하겠다”고 물러섰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친문 세력의 압력 때문에 민주당 소신파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 3. 이런 단계를 거치면 초선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요구에 맞춰 스스로 ‘충성심’을 과시하는 ‘호모 여의도쿠스’의 마지막 진화 과정으로 진입한다. 공천을 받기 위해 당 주류와 호흡을 맞추고, 당 열성지지층의 목소리를 온 몸으로 체화하는 단계가 되는 것이다.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천렵질’ ‘해안관광’으로 비유한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발언이 나오자 여야가 격하게 엉켜있는 것도 이런 경우다.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여야가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생각에서 정책 개발은 제쳐놓고 당, 공천, 지지자에 맞춘 발언만 쏟아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투력이 곧 정치력’이란 오해도 생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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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움꾼 이미지가 늘 공천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여론이 정쟁에 염증을 느끼는 단계라면 여야 지도부가 공천때 ‘싸움꾼’을 토사구팽시켜 희생양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역대 총선에서 여야의 주전 공격수들이 공천에서 탈락한 경우가 꽤 있다. 설령 공천을 받더라도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 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정치를 오래 한 중진 치고 싸움꾼 이미지로 장수한 사람이 어디에 있냐. 독한 발언으로 잠깐 미디어의 눈길을 끌더라도 그런 일이 계속되면 결국 유권자들이 심판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마약도 이런 마약 없다" 
조훈현·제윤경·이상돈 여의도서 짐싸는 이유
호모 여의도쿠스 
2019.06.17 01:30


총선을 10개월 앞둔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가장 바빠지기 시작하는 때다. 공천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소리 없는 총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실적에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거나 지역구를 훑고 다니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시기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굿바이 여의도’를 선언하고 정계 활동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이들이 있다. 이들은 왜 3년 만에 짐을 싸기로 마음먹었을까.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 상대를 전혀 인정하지 않아…

“농사짓는 사람에게 바다에서 어부를 하라고 하면 쉽지 않지요.”
13일 만난 조훈현 의원은 불출마 이유를 묻자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둑계에서 황제로 군림한 ‘조훈현’이라는 이름은 최고의 승부사를 의미했다. 전투적이고 감각적이면서도 빠른 바둑을 뒀다. 수 십년간 대국을 봐온 조훈현의 ‘수읽기’가 정치계에선 어떻게 통할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조 의원의 결론은 “바둑과 정치는 너무 다르다”였다. 그는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몇 차례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든 야든 언제나 100% 맞는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당에서 ‘이거다’ 하면 무조건 따라야 했다. 바둑에선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하고 상대의 수를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 그는 여야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정치 발전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제일 중요한 건 상대를 이겨야 하는 거다. 좋다. 나도 승부사다. 그런데 바둑에서는 상대가 좋은 수를 두면 그걸 받아들인다. 그렇게 자신을 발전시킨다. 그런데 여기는 상대가 한 것은 무조건 반대하거나 바꾸려고만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승부가 안 되고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봐 온 승부의 세계와는 너무 다르다.”

  • 계파 문화에 대한 마음고생도 털어놓았다.
“나는 어느 그룹에도 속한 적이 없었다. 새누리당이 쪼개질 때 세미나나 연구회 등 참여해달라고 연락이 와서 갔더니 나를 ‘비박’이라고 분류하고, 또 어떤 모임을 갔더니 ‘친박’이라고 하더라. (웃음) 정치가 이런 거였나 싶다. 이제 여의도 셈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조금 알겠다.”

  • 카메라 유무에 따라 180도 달라지는 의원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카메라 앞에선 칼만 안 들었지 자칫 칼부림이 나겠다 싶었던 사람들이 카메라만 빠지면 ‘이제 회의를 시작하자’고 하더라.”(웃음)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 안 하는 국회, 시스템부터 바꿔야

“시쳇말로 못 해 먹겠다.”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이유를 묻자 제윤경 의원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내뱉었다.
제 의원은 20여년간 에듀머니ㆍ주빌리은행 대표 등 ‘서민 금융 전문가’로 활약했다. 국회 입성 후엔 민주당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지내고 부실채권 소각 등을 주도하는 등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다. 한편으론 지난해 청와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한 은산분리에는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소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같은 국회 환경에서는 무엇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불출마 결심을 재차 강조했다.

  • 제 의원은 국회의 개혁대상 1호로 의사일정을 꼽았다.
“1년에 단 한 번 정기국회를 열고 국정감사를 할 수 있다. 그 외 임시국회는 여야가 의사일정을 합의해야만 열 수 있다. 애초에 매달 정기국회를 열도록 했으면 매달 의사일정으로 합의하느라 시간을 끌지 않아도 된다.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데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은데도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 그가 법안 심의 절차도 국회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법안 심사대상을 각 상임위 간사들이 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위원장이나 간사에 따라 같은 법안이라도 운명이 바뀌곤 한다. 게다가 법안소위에서 누군가라도 반대하면 심사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보류되다가 폐기처분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발의한 법안은 일단 심사까지는 보장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제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한 ‘죽은채권부활금지법’이 아직 보류된 상태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국회의원은 당론의 소총수

”마약도 이런 마약이 없다. 한 번만 (국회의원) 하고 본업으로 돌아간다던 사람들이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더라.”
이상돈 의원은 중앙대 법대 교수 시절부터 정치권에 쓴소리를 자주 던졌다. 한국 정치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꾸준히 모색한 학자 군에 속한다.

그는 한국의 국회의원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을 제외하면 사회적 대우나 급여 등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여기저기서 대우받고 비서를 9명씩 두고 국비로 봉급을 받으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권력이 있다는 걸 재미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구름 위에 사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 의원은 정치문화가 개선되기 어려운 이유로 중앙당의 공천을 꼽았다.
“국회의원이 되어보니 계속 당선되려면 당이 중요하더라. 당은 모든 정치인에게 공천을 주긴 어렵지만 죽이기는 쉽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당의 요구를 거스르기 어렵다.”





86년생 김수민이 겪은 여의도 "권모술수, 영화는 저리가라"
호모 여의도쿠스 ② 33세 김수민 의원 24시 
2019.06.18 01:30


  • 질의 :국회의원이 되어보니 어떤가.
  • 응답 :“밖에 있을 땐 국회의원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존재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미래엔 관심이 없다.”

  • 질의 :왜 그렇게 느꼈나.
  • 응답 :“동료 의원들과 처음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깜짝 놀랐다. ‘내가 과거에 이랬다’ ‘뭘 했다’ 는 등 과거 완료형 시제를 쓰는 게 아닌가. 20년도 더 된 무용담만 잔뜩 늘어놓더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 질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김 의원은 JTBC 드라마 ‘보좌관’에 나오는 신민아씨처럼 초선 비례대표 30대 여성 대변인이다.)
  • 응답 :“실제 권모술수를 보면 영화는 저리 가라다. 절반도 안 보여주는 것 같다. 국회가 민주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오고 나서 산산이 부서졌다.”

  • 질의 :무슨 말인가.
  • 응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정치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한 도구다.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정치 그 자체가 목적인 분들이 너무 많다. 열심히 일해서 마음을 얻기 보다는 나와 적을 구분하고 그 적을 공격하는 식으로 내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준석 "586은 금수저 꼰대" 우상호 "청년들 시대 도전을"
호모 여의도쿠스 ④·끝
2019.06.20 01:30


  • 질의:정치권에서 청년들을 볼 수가 없다. 왜 그런가.
  • 응답 :“정당의 청년위원회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는 자유당 청년조직과 흡사하다. 머릿수 채워 ‘으쌰으쌰’ 응원부대 역할을 하거나 돈 많은 유지가 밥을 사는 자리에 동원되는 수준이다. 결국 동네에서 술 많이 마시고 인사 잘하고 말도 안 되는 민원 받아줄수록 경쟁력을 갖는다는 구태만 배울 뿐이다. 그렇다고 특강 몇 번 듣는다고 청년 정치인으로 육성되는 것도 아니다. ”

  • 질의 :586 등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층이 환경 탓만 할 뿐 도전이 부족하다는데.
  • 응답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운동권 세대는 여러 계기로 그룹을 만들어 정치권에 들어왔다. 그때는 운동권이 큰 규모를 이뤘고, 리더와 조직, 지지 그룹이 있었기에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유리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유력 정치인의 조력도 있었다. 반면 취업난에 허덕이는 지금 청년 세대는 그런 걸 공유 지점이 없다. 과외만 해도 생활비와 등록금이 보장됐던 586세대가 청년들에게 과감하게 도전해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정치적 금수저’의 꼰대질이다.”

  • 질의 :왜 586그룹들이 더는 주류가 돼선 안 되는 건가.
  • 응답 :”우리나라의 특수상황 속에서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게 하나의 스펙이 되겠지만 그게 능력을 담보하진 않는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국가 운영을 두 번째 맡아보는 건데 국정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게 여실히 보인다. 그룹을 조직하고, 헤게모니를 쟁취하는 것에는 특화됐지만, 국제 세계를 보는 시각이나 민생 해결 능력 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앞으로 인구ㆍ에너지ㆍ연금 등 각종 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질의 :국회가 노령화된다고 해서 문제가 되나.
  • 응답 :”젠더 문제라든지 이슈를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이 여실하지 않나. 이제는 영남이랑 호남이랑 갈등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계급 분화나 남녀 간의 오해로 갈등을 빚는데 지금 국회는 관성에 젖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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