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이성현(세종연구소) 2019
(1) 미국
국가의 3요소는 영토, 국민, 주권이다.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법이 필요하다.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외교가 필요하다. 국가는 스스로를 지키는 범위를 넘어서 세력을 확장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했다. 두 차레의 첨난한 세계대전을 치른 후 국가들은 세계질서를 재편했다. 속으로는 팽창에 대한 야욕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복심을 가지고서도 겉으로는 이성과 논리와 이데올로기로 포장하는 것이 외교의 술수인 듯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을 지키고, 강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솔직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거래지향적 국가관계’와 ‘힘에 의한 평화’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노선과 반중정서라는 현실로 구체화되었다. 놀라운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와 같은 정책이 즉흥적이고 좌충우돌하는 착안이 아니라 지난 20여년 간 미국 사회가 느끼는 중국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결과라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친중 비즈니스와 로비를 해왔지만 지적재산권 침해, 해킹, 차별적 비즈니스 및 중국시장 접근 제한 등으로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이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 탄생한 것이 트럼프 행정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들여다보면 의외로 날카롭고 윤곽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혼돈과 분열의 세대에 확실한 차별 전략으로 미국 국민에게 인식되었다. 오바마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팍스아메리카나와 경찰국가 정책은 사안에 따라 흔들리고 환경에 따라 변화했다. 따라서 모든 사안마다 국민은 분열했고 서로의 주장을 정책에 반영시키고자 했다. 이것이 미국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이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국민이 ‘원하긴 하지만 감히 주장하지 못했던’ 반이민정책, 반중주의‘ 등을 내세움으로서 확실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었다. 이는 군중심리를 자극했고, 그의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트럼프 진영에는 크게 선거캠프출신, 당선후 영입한 전문인집단, 가족이라는 세 가지 집단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경쟁양상을 보였다. 초반부터 어느 집단이 주도권을 잡거나 도태될 지가 관건이었다. 게다가 트럼프는 내부 경쟁을 잠재우기보다는 부추기는 성향이었으니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트럼프의 노선에 맞추어 열심을 내는 정치인이 되거나, 트럼프 정책에 환멸을 느끼고 자진 사퇴하거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후자의 예다. 이로 볼 때 트럼프는 철저히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끌어주고, 조금이라도 반기를 드는 사람은 가차없이 내치는 성격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카지노를 운영했던 비즈니스맨이다. 외교 무대에서도 역시 도박적인 성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높은 리스크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도박 식의 외교 해석이 그의 협상 스타일에서 드러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 역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부르짖으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으므로 트럼프 대 시진핑은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 강 대 강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의 대중정책 전략가인 피터 나바로가 Foreign Policy에 기고한 글.
그가 얼마나 트럼프 이전 행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이며 중국에 대해 강경한지 알 수 있다.)
2030년이면 미국과 중국의 GDP가 같아진다는 다수의 예측 보고서가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적 우위를 막기 위해 러시아를 포섭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트럼프 대선 캠프부터 미국의 진위가 의심스럽다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온 러시아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속해서 ’우리의 오래된 동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으며, 러시아에 대한 발언은 수위를 조절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한 쪽 팔을 붙듬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결국 중국 견제다. 또한 미국은 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을 강화시켜 중국을 더욱 압박할 예정이다. 이것이 한-일 간 경제 전쟁이 발생하자 미국이 두말할 것 없이 한국을 차치하고 일본편을 들고 있는 이유다.
금번 트럼프 행정부의 독자적 행보는 가히 놀랍다. 미국의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탈퇴, 국제기구(UNESCO) 탈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등 잇단 미국중심주의 행보는 세계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중국을 대놓고 적대시하는 분위기 역시 다른 행정부와 차별화된다. 하나의 강국을 자신있게 배제하는 것이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데서 미국의 숨겨져 있던 배짱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은 ’미국우선주의‘, ’강한 미국‘을 내세우며 국민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中國夢)을 심어주며 중국제조2025를 통해 2049년에는 세계 1위의 첨단 제조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아래 기술굴기, 경제굴기, 군사굴기를 실제로 꾀하고 있다. 사람도 꿈이 있을 때 성장하고 집중하듯, 우리나라에도 꿈과 비전을 제시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찌 보면 트럼프나, 시진핑, 리커창 같은 사람이 부럽다. 우리에게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견인해나갈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 (2) 중국은 다음 포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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